아르코미술관의 주제기획전 《일시적 개입》 참여 프로젝트
가상의 페미니스트 아티스트 레지던시
총괄 기획: 노뉴워크 (봄로야, 성지은, 이충열, 자청, 혜원)
큐레이팅: 봄로야
‘일시적 정치 공동체’ 초대 및 협업 작가: 김수이, 송진희, 알록, 이미선, 최미향
〈가상의 페미니스트 아티스트 레지던시〉는 가부장제 자본주의 사회 내 페미니스트 아티스트에게 여전히 부족한 안전망, 연대의 불안정성, 수도권 중심 정책의 소외에 대항하고, 발화하는 장소입니다. 이때 ‘가상’은 실질적 네트워크를 마련하고, 현실 내 불가능한 지점을 과감하게 전복할 수 있는 서사이며, 창작 공간만의 기능이 아닌 거주, 생존, 생태, 죽음 등의 담론을 언급할 수 있는 미래 시제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시·공간은 공생과 연대가 가진 이상화된 환상이나 표백된 유토피아적 안전이 아닌 지역-여성-예술-삶의 얽히고설킨 이해관계의 충돌을 가시화하고 풀어가는 과정이자 여정입니다. 이를 위해 페미니즘 미술 콜렉티브 노뉴워크, 부산·전주의 문화예술 반성폭력 연대 활동가이자 예술인, 탈-성장과 생태 감수성을 기록해온 예술인이 모여 ‘일시적 정치 공동체’를 시도합니다.
노뉴워크 ‘일시적 정치 공동체’
시각 이미지를 만드는 페미니스트 그룹인 노뉴워크는 자신의 경험을 매개로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는 여성에 관한 여러 문제를 시각적으로 표현해 보고자 모였습니다. 노뉴워크는 수면 위에 떠 오른 많은 페미니즘 이슈에서 시각 예술 분야 종사자가 연대할 수 있는 일을 함께 찾아왔고, 페미니즘과 미술을 기록하고 살펴볼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 기능해왔습니다. 그리고 현대 미술과 시각 예술 분야 내 궤도의 현시점을 함께 짚어보고, 이에 따른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노뉴워크 멤버뿐만 아니라 일시적 콜렉티브 방식으로 다른 예술가, 비평가, 전시 기획자, 활동가와의 교류를 통해 유동적으로 실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를 위한 일시적 정치공동체에는 만화 그리는 이미선, 판화 작업자 알록, 작가이자 기획자이며 반성폭력 활동가인 송진희, 공연예술창작자이자 활동가인 최미향, 시각예술가이자 매개자인 봄로야, 시각예술가이자 활동가인 자청, 여성주의 현대미술가이자 교육활동가인 이충열, 미술사학자이자 미술비평가인 성지은, 관람가이자 시각미술생산자인 혜원, 시각예술가이자 장례지도사인 김수이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참여했습니다.
참여 예술인 소개
김수이(Kim Sueyi) 시각 예술가, 장례지도사
인간세계에서 통용되는 삶과 죽음에 관련된 것들을 탐구하고 습득하며 접근한 후에 작업으로 전환하는 시도를 한다. 글, 드로잉, 오브제 내에서 반짝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사이의 무질서를 일목요연하게 조합하는 것을 즐겨하며 현재는 죽음 이후의 현실적인 상황에 대한 궁금증으로 장례지도사가 되어 일하고 있다. 사망진단서 모음집인 『인과관계가 명확한 것만을 적습니다』를 펴냈고, 에세이 『아무도 죽음을 모르지만』을 썼다.
봄로야(Bomroya) 시각 예술가, 기획·매개자
사적 경험이 다른 역사와 사건으로 전개 및 발화되는 지점에 관심을 두고 작업과 기획으로 풀어내고 있다. 우연적 해프닝 혹은 사건 현장의 단면처럼 표상되는 내러티브는 도시성, 여성, 일상성을 통과하며 드로잉, 텍스트, 미디어, 사진 아카이브 등 다양한 매체로 가시화된다.
성지은(Ji Eun (Camille) Sung) 미술사학자, 미술비평가
움직이는 것들을 좋아한다. 근현대 미술의 역사와 동시대 미술에서 나타나는 몸과 사물의 움직임에 대해 읽고 생각하고 쓴다. 학술, 비평 작업을 통해 여성과 퀴어를 좀 더 활발히 움직이는 것으로 만들고자 한다.
송진희(Songjinhee) 작가, 기획자, 반성폭력활동가
동시대적 변화와 개인의 삶 사이에 충돌하는 여러 이슈들 중, 연약하고 매끈하지 않은 것들을 기어코 세상에 드러내는 것에 관심을 가진다. 젠더 폭력에 맞선 여성 운동 아카이브 기획 제작하였고, 성평등한 예술 환경을 위한 행동강령 제작에 참여하였다.
알록(Alo) 판화 작업자
두물머리에 살고 있고 이곳에서 마주친 장면을 기록하고 표현하는 일에 마음이 동한다. 장면의 안팎과 동시에 관계하며 작업한다. 농사짓는 이웃들, 가깝고 먼 숲, 들어갈 수 있는 모든 물가와 씨앗들 사이에서 자라고 있다.
이미선(Yi mi-sun) 만화 그리는 사람
생계를 위해 예술 강사, 행사 캐리커처 작가, 특수교육 자원봉사자 활동을 한다. 2012년부터 이주해 살고 있는 제주도 서귀포의 강정마을에서, 해군기지 건설 반대 활동/평화 활동의 언저리에 위치한 채로 개인적이고 소소한 일상을 개발새발 기록하고 있다. 복희(재섭), 리미선 등의 별명이 있다.
이충열(Choongyeol Lee) 여성주의 현대미술가, 기획자, 교육활동가
원근법에 갇힌 재현과 남근주의적 시선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표현을 독려하고 감각과 경험을 통해 ‘주체되기’를 제안하는 작업과 기획을 한다. 장기간의 비혼동거와 무모한 ‘부쟈놀이’ 등 지배 이데올로기에 저항하며 삶과 예술의 경계를 지워가고 있다.
자청(za cheong) 시각 예술가, 활동가
순이씨와 철이씨가 지어준 이름 하나, 스스로 지은 이름 3개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쓰고 움직이는 걸 좋아해서 예술과 활동의 경계에서 듣고 생각하고 함께 만드는 노동을 한다. 돌봄과 배움,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우정들에 빚지고 있으나 내향성 동물이다.
최미향 (Mihyang Choi) 공연예술창작자, 예술가 사이 활동가, 엄마
지역∙여성∙예술을 탐구하며 전시 기획을 통해 여성의 서사를 발굴하고 존재성과 연대함을 찾고 있다. ‘소수’를 위한 ‘타자화 시키지 않는’ 방식으로 절제된 자유를 창작된 공간에서 유영하는 중이다. 나로부터 시작되는 것들에 집중하며 유머를 통해 삶을 이어 나아가는 중이다.
혜원(hyewon) 관람가, 시각 미술 생산자
밥벌이하며 때에 따라 그리고 싶은 이미지를 탐구하고 있다. 퀴어 에코 페미니즘 관점이 조금 더 세상의 이미지를 평등하고 구체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믿고 공부하고 있다.
사업명 : 아르코미술관 주제기획전《일시적 개입 / Local in the Making》
기간 : 2022.11.18.(금) – 2023.1.21.(토) 오전 11시~오후 7시(화~일)
장소 : 아르코미술관 제 1,2전시장 및 스페이스 필룩스
개요 : 팬데믹 시기 로컬리티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전환을 계기로, 고정되고 견고한 로컬 개념이 아닌 문화 다양성을 토대로 사회적 관계들이 교차하며 변형, 생성되는 하나의 과정으로서의 로컬리티를 재사유하고자 한다. 국가나 행정구역 중심 정주성을 와해하고, 관광으로 스쳐지나가는 인구가 아니라, 마을과 같은 소규모 단위의 지역사회와 새롭게 형성하는 관계 인구, 생성하는 공동체 등 일시적 소속감에서 비롯한 지역 및 커뮤니티 개입형 예술을 중점적으로 선보인다. 여기에서 로컬리티는 특정 장소 뿐 아니라 그곳에서 일어나는 상황과 직면한 문제 또는 그것들을 다루는 다양한 방법과 정서들을 포괄한다. 따라서 지리적 경계를 넘어 다양성 기반의 커뮤니티들이 지닌 문화 및 역사의 가치를 드러내고, 특정 지역 및 커뮤니티 구성원이 아닌 다른 지역과의 트랜스 로컬, 새로운 관계 인구가 형성하는 네트워크와 돌봄, 그 연대방식에 주목하고자 한다.
참여팀 : 국내외 작가 및 콜렉티브 14팀 거제 섬도, 권은비, 김현주 x 조광희, 노뉴워크, 다이애나랩, 로자바 필름 코뮨, 브레이크워터, 스몰 바치 스튜디오, 실험실 C, 예페 하인, 오버랩, 우 말리 x 밤부 커튼 스튜디오, 젤리장, 코무니타스 구부악 코피